조금만 더 천천히.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한동안 여기저기서 눈에 띄던 시, <풀꽃>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이 시가 처음으로 사무치게 와닿았다.

 나와 매일 머리를 맞대고 공부를 하는 아이들은 기준에서 조금 벗어난 아이들이다. 교육청이 정해놓은 학력 수준에 못미치는 아이들. 중학생이 가지고 있어야 할 상식수준의 지식조차 없는 아이들. 뭐, 이 아이들을 정의하는 말이야 수도없이 많지만. 나는 이제 이 아이들을 “학력이 풀꽃같은” 아이들로 정의하기로 했다.  

 암산이 느리고 잘 안되서 연습장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만, 기다려만 주면 문제를 풀어내고, 알파벳이 낯설어 잔뜩 움츠러 들었지만 몇번이고 하다보면 어느새 단어를 기억한다. 조금의 시간이, 꽤 많은 인내가 필요한것 뿐이다. 그래서 자세히, 오래 아이들의 예쁨을, 사랑스러움을 발견할때까지는 그렇게 천천히 가기로, 조바심내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이제 곧 중간고사가 다가온다. 나의 결심이 무색하게 이 풀꽃같은 학력의 아이들은 장미꽃의 학력기준에 맞춰 시험을 치뤄야 한다. 많이 걱정이 된다. 예쁘다, 잘한다, 똑똑하다 몇번이나 해주었던 칭찬들이 도로아미타불이 될까봐, 이 풀꽃같은 아이들이 성적표에 상처받을까봐.

  마음은 장미꽃 보다도 더 예쁜 아이들. 이런 애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이 감사하리 만큼 맑고 밝고 고운 아이들. 얘들이 상처입지 않는 시험은 없을까  

지식을 주입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런 고민은 아무 쓸모가 없는걸까. 여러모로 무기력해지는 봄날이다.    

우선순위에 대해 생각해본다
제일로 두고있는것에 집중하느라
놓쳐버린
다음 순위의 것들

연말과 후회는 어째서 해마다 짝꿍인걸까

놓쳐버린 많은것들이 아쉽다
소홀했던 많은 이들에게 미안하다

그 무엇보다도
작년이맘때를 후회로 점철했음에도
또 다시 이러고 있는 내 자신에게
매우 죄송스럽다

그래 차분히 나이나 쳐먹고 있는 나를 위해 치얼스다 치얼스야

Point B - Sarah Kay

insolent—dreamer:

If I should have a daughter…

Instead of “Mom”, she’s going to call me “Point B.”

Because that way she knows that no matter what happens,

At least she can always find her way to me.

And I’m going to paint the solar system on the backs of her hands

So that she has to learn the entire universe before she can say

“Oh, I know that like the back of my hand.”

And she’s going to learn that this life will hit you, hard, in the face,

wait for you to get back up just so it can kick you in the stomach,

but getting the wind knocked out of you is

the only way to remind your lungs how much they like the taste of air.

There is hurt, here, that cannot be fixed by band-aids or poetry,

so the first time she realizes that Wonder Woman isn’t coming,

I’ll make sure she knows she doesn’t have to wear the cape all by herself.

Because no matter how wide you stretch your fingers,

your hands will always be too small to catch all the pain you want to heal.

Believe me, I’ve tried.

“And baby,” I’ll tell her, “Don’t keep your nose up in the air like that, I know that trick,

I’ve done it a million times.

You’re just smelling for smoke so you can follow the trail back

to a burning house so you can find the boy who lost everything in the fire

to see if you can save him, or else find the boy who lit the fire in the first place

to see if you can change him.”

But I know that she will anyway.

So instead I’ll always keep an extra supply of chocolate and rain boats nearby,

because there is no heartbreak that chocolate can’t fix.

Okay, there’s a few heartbreaks chocolate can’t fix…

but that’s what the rain boots are for,

because rain will wash away everything if you let it.

I want her to see the world through the underside of a glass bottom boat,

to look through a microscope at the galaxies that exist on the pin point of a human mind.

Because that’s how my mom taught me.

That there’ll be days like this,

“There’ll be days like this,” my momma said.

When you open your hands to catch

and wind up with only blisters and bruises.

When you step out of the phone booth and try to fly

and the very people you want to save are the ones standing on your cape.

When your boots will fill with rain and you’ll be up to your knees in disappointment

and those are the very days you have all the more reason to say “Thank you.”

Because there is nothing more beautiful than the way

the ocean refuses to stop kissing the shoreline,

no matter how many times it’s sent away.

You will put the “win” in win some lose some.

You will put the “star” in starting over and over.

No matter how many land mines erupt in a minute,

be sure your mind lands on the beauty of this funny place called life.

And yes, on a scale from one to over-trusting,

I am pretty damn naive

but I want her to know that this world is made out of sugar.

It can crumble so easily, but don’t be afraid to stick your tongue out and taste it.

“Baby,” I’ll tell her, “Remember your mama is a worrier,

and your papa is a warrior, and you are the girl with small hands

and big eyes who never stops asking for more.

Remember that good things come in threes,

and so do bad things.

And always apologize when you’ve done something wrong,

but don’t you ever apologize for the way your eyes refuse to stop shining.

Your voice is small but don’t ever stop singing.

And when they finally hand you heartache,

when they slip war and hatred under your doorstep

and hand you hand-outs on street corners of cynicism and defeat,

you tell them that they really ought to meet your mother.”

참으로 오랜만에 새벽에 온전한 정신으로 깨어있다. 이것저것 벌여놓기 딱 좋은 이 시간. 내일 눈뜸과 동시에 이불차며 후회할 ‘가루같은 상념’ 들.

의식의 흐름대로

보름달에 빈 소원 : 이 ‘가루같은 상념들’ 이 앞으로도 영원히 나와 함께 해주기를 기타등등 이것을 여기에 이렇게 쓰면 이뤄지지 않는건가?

소원하니까 말인데 : 지난해 남자친구의 생일날 촛불을 끄면서 소원을 빌라고 했다. 그리고 그걸 말하지 말고 그 초를 일년동안 잘 간직하면 그 소원이 이뤄질꺼라고도 했다 . 벌쩌 한달전에 그 결과를 물어봤어야 했는데.. 초는 잘 있나?잘 있다면 소원은 이ㅝ졌을까?

영화 남색대문의 한장면 : 끄트머리까지 다 써가던 그 소원펜으로 기무라타쿠야 이름을 써버린 그 작은 소녀는 그래서 그 실연의 아픔을 이겨냈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왜 나는 여주 남주보다 서브여주 서브남주의 해피엔딩을 더 간절하게 바라는 걸까?


이건 7광구 탓일까?  : 언제부턴가 추석특선영화를 챙겨보지 않았는데 오늘 간만에 엄마 아빠랑 같이 봤다. 주변에 컨텐츠가 너무 풍부해져버려서 나는 점점 더 게을러지는 모양이다.

지금자면 몇시간 잘 수 있을까를 벌써 세시간전부터 계산하고 있었는데 ㅠㅠ

망했네

경고

맥주를 한 캔 사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맥주캔에도 소주병에도 알콜이 조금만 들어있으면 경고문이 붙어있다.

경고:지나친 음주는 간경화나 간암을 일으키며 운전이나 작업중 사고발생률을 높입니다.

이런 경고따위 눈에 들어올리가 없지.

경고: 지나친 음주는 구토와 숙취를 일으키며 옛사랑에게 전화를 걸어 진상을 부릴 확률을 높입니다.

이렇게 바꾸면 술 정말로 조금만 마실텐데.

사랑

 사랑이란 근본적으로 어떤 특정한 사람과의 관계가 아니다. 사랑은, 한 사람과 한 대상과의 관계가 아니라, 세계 전체와의 관계를 결정하는 ‘태도’, 즉 ‘성격의 방향’ 이다. 만일 어떤 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하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공서적 애착이거나 확대된 이기주의 이다. 

 만일 내가 어떤 사람에게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을 통해 모든 사람을 사랑하며 당신을 통해 이 세계를 사랑하고 나 자신까지도 사랑합니다’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디에 있는가. 내 생각은 하지 않을까. 보고싶다. 지금 이 순간에 전화가 울려주길 숨이 막히도록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전화해주지 않으면 도저히 이 순간을 넘길수가 없다 이대로 꼼짝도 할 수가 없다. 내가 당신을 생각할때 당신도 나를 생각할까. 아니겠지 아닐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막막하지는 않을 것이다.

                                                                           - 전경린  ‘나비’

어느 쪽이냐 하면, 나는 전경린 쪽이 가깝다고 하겠다.

BIFF

부산영화제는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영화 좋아해서 동아리 가입한 삐약이 신입생때 ’가자 가자!’ 는 선배님들 뒤를 쫄래쫄래 따라갔던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참말 부산이 좋다.

단지 영화만을 목적으로 서울부터 부산까지 밤새도록 기차타고 그 많은 사람이 오는것도, 좀비꼴을 하고 차가운 길바닥에서 밤새며 표를 구하려 줄을 서는것도, 반짝반짝 축제의 낭만이 있던 그 거리도, 술마시며 영화부터 시작해서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던 해운대의 밤바다도. 그 모든것들과 나는 사랑에라도 빠진 기분이다.

인터넷 예매가 시작되기 일주일쯤 전부터 나는 부산을 생각한다. 기대가 큰 만큼 언제나 약간의 실망이 따르기는 했지만….

올해로 16번째, 나는 5번째. 어땠냐고 물으시면.

piff 에서 biff로 이름이 바꼈고 (제 이름을 찾았고), 그 이름도 웅장한 영화의 전당 (영화제 전용관)이 생겼으며, 남포동에서는 더이상 상영을 하지 않았다. 이것이 큰 변화.

소소하게 나에게 생긴 변화라면 함께 오고 싶었던 사람과 함께여서 즐거웠고, 영화를 하루에 3~4편씩 빼곡히 채워 봐야겠다는 욕심이 많이 줄어들었고, 프로그래머의 낚시질에 파닥파닥 걸려들지 않는 요령을 제대로 익혔다고 자부할 수 있게 되었고, 여전히 바다가 주는 낭만에는 너무도 쉽사리 취해버렸다.    

영화에 관해서는 대체로 ok였으며, (부산에서의 전적으로 볼때 이건 정말 놀라운 발전) 그 밖에영화의 전당 앞에선 굉장히 운이 따라주어서 김동호 전 집행위원장의 싸인 책을 받을 수 있었고-바로 우리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은 책이 모자란 관계로 더 이상 싸인을 받을 수 없었다- 같은 자리에서 평일 한산한 틈에 무료 증정행사를 하는 책을 (비록 짐은 천근만근 무거워 졌으나) 또 받았고, 해운대에서 시간을 때우는 동안 내가 기다렸던 고비드대신 (어헝ㅠㅠ) 함께 간 이가 기다렸던 송혜교를 보기도 했고, 작정하고 기다려 금성무와 탕웨이를 보기도 했으나 뭐 tv든 스크린이든 크고 편하게 볼 수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늙었구나를 실감하는 계기만 되었다.

몇편의 영화와, 왁자지껄한 축제의 분위기에 취해 꿈결처럼 지나간 2박 3일.

이 놈의 예매는 맨날 몇초면 끝나고, 뭐 그리도 먼데서 하는지 몇시간씩 버스를 타야하고, gv는 심심하면 취소되고, 자봉들 아는게 뭐야 대체 에라이! 하고 투덜투덜 해도 나는 내년 이맘때쯤이면 분명 또 그 곳에 있을 것이다. 그 만큼 좋다. 부산 국제 영화제

열대어

잘 운다. 툭하면 눈물이 난다.

왜 울어? 하고 물으신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답이란

그냥/ 스트레스 받아서/ 잘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중 하나일 것이 분명한데, 이렇게 답한다면 당황할까?

열대어는 엄청 사소한 것들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물의 온도가 변해서, 빛의 세기가 달라져서, 어항을 두드리는 소리 때문에, 기타등등.

그리고 그런 스트레스로 인해 걸핏하면 죽어나간다.

나를 괴롭히는 것들은 대체로 열대어를 괴롭히는 것들 만큼이나 사소하다.

그러므로,

이제 왜 울어?  하면

살려고, 살려고 울어. 하고 답해야겠다.

오메, 절실함이 뚝뚝 묻어나는구만.

욕심

 멋진 글을 쓰고싶다.

 돌아오는 날짜가 없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하루종일 안겨있고 싶다.

 고양이의 등을 쓰다듬으며 그릉그릉 소리를 듣고싶다.

 다 괜찮다는 위로의 말을 듣고싶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은 잊고 살아가고 싶다.

 솔직해지 아니 당당해지고 싶다.

 하고싶은거 너무 많아.ㅠ

.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흐드러지게 핀 벚꽃과 아직은 서늘했던 봄 밤의 공기와

오렌지 빛으로 반짝거리던 가로등의 불빛과

그리고 당신의 눈빛

머릿속에는 만화경 같은 이미지들이 가득해서

나는 감히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던 그 밤, 짧은 입맞춤의 그 순간.